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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16 역사의 정반합(正反合) 변증법적 순환
2009. 3. 16. 17:48
역사의 정반합(正反合) 변증법적 순환
2009. 3. 16. 17:48 in 철학
정반합(正反合, 독일어: These, Antithese, Synthese)은 철학용어로 논리의 전개 방식의 하나이다. 헤겔의 변증법을 도식화한 것으로, 헤겔 본인에 의해서는 사용된 적이 없으나 이후에 그의 논리학을 해설하며 붙여진 용어이다.
기본적인 구도는 정(테제)가 그것과 반대되는 반(안티테제)와의 갈등을 통해 정과 반이 모두 배재되고 합(진테제)로 초월한다는 것이다. 카를 마르크스는 여기에서 정과 반의 갈등에 초점을 두어 변증법적유물론과 사적유물론의 이론적 배경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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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철학자 '헤겔'.
변증법으로 대표되는 헤겔의 역사관은 후자에 가깝다. 합(合)이 언제나 이전의 합(合)과는 다른, 보다 발전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갖는다고 해석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그의 역사관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합(合)이 어떠한 시간적 흐름 속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변증법의 3요소는 흔히 '정(正), 반(反), 합(合)'이라 일컬어진다. 헤겔은 역사를 정(正)에서 반(反)의 등장으로, 다시 정(正)과 반(反)에서 나타난 합(合)의 이행으로 설명한다. 물론 이 '합'은 다시 '정'이 되고, 이에 대한 '반'의 등장하며 또 다른 '합'으로의 이행이 진행된다. 그리곤 이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이처럼 변증법은 정반합이라는 단순 요소들의 병렬적 나열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을 법칙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단순한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 변증법적 순환은 나아가 진보, 혹은 발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헤겔은 단순한 시간의 연쇄를 발전적인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는 정과 반, 그리고 합의 관계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정'은 어떤 사태의 현 상태를 지칭한다. 그리고 '반'은 그러한 현 상태에 대한 자기부정쯤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덧 현 상태와 자기부정의 끝없는 갈등을 극복하고, 또 다른 안정적 상태 즉 '합'이 도래한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합은 앞선 정과 반의 치열한 갈등 속에서 등장하는 일종의 '해결책'인 셈이다. 따라서 합은 당연히 앞선 정보다 더 나은 결과적 상태이다. 물론 이렇게 나타난 현 상태(합)가 완전무결하다면 여기서 역사는 종결되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더 나은 합을 향해 또 다른 '반'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헤겔의 생각이다.
헤겔의 역사관에서 갈등은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갈등이야말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요소다. 갈등이 없다면, 그러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 없기 때문이다.
갈등을 이처럼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한, 현 상태를 긍정하는 '정'도, 그리고 이를 부정하는 '반'도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싸움도 어느 정도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할 때라야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 개인의 내적인 싸움이건, 혹은 사회적 정당이나 이익단체들끼리의 다툼이건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발전적 '합'을 위한 첫 걸음이다.
과거의 모습에 대해서도 유사한 해석이 가능하다. 어제를 잊고 싶다거나 잃어버렸다고 평가하는 것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저 내일을 향해 달리라고만 한다면 그야말로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달리는 폭주기관차와 다를 바가 없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는 꿈꾸는 사람이라면 비록 입에 쓴 모습이라도 과거의 모습 또한 나, 혹은 사회를 구성하는 한 축이라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러한 인정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자신이 긍정하는 어제의 모습 속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
다시 3월이다.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학급, 학교에서 2010년 이맘때쯤 만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위해 휘황찬란한 계획을 세우곤 한다. 매년 똑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패로 끝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건데 어제까지의 일들은 모두 잊겠다는 말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끊임없는 내적 투쟁은 필수적이다. 그런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자신이 다퉈야 하는 상대가 무엇인지 깨우치는 것이다. 어제까지 누렸던 자신의 모습을 송두리째 부인하기만 해서는 자신이 도달해야 하는 발전적 합(合), 즉 내일의 모습은 그저 꿈일 수밖에 없을 터이다.